스페인 여행을 계획하며 가장 먼저 떠올린 곳 중 하나가 바로 축구의 성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Santiago Bernabéu Stadium)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경기장 중 하나인 이곳은 축구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방문하고 싶어 하는 장소다. 필자의 아들은 레알마드리드 팬으로서 이번 여행에 꼭 방문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경기장은 마드리드 시내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았다. 바르셀로나에서 급행 기차를 타고 마드리드 역에 내려서 지하철 10호선을 타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역에서 내리면 바로 경기장으로 연결되었다. 역사적인 장소답게 경기장 주변에는 이미 축구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기념품 가게와 레스토랑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웅장한 첫인상
경기장 앞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경기장의 규모와 웅장함이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은 약 8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경기장으로, 외관만 봐도 그 위엄을 느낄 수 있었다. 필자는 레알 마드리드의 상징인 흰색이 돋보이는 외벽을 보며 설렘을 감출 수 없었다.
경기장 외부에는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적인 선수들을 기리는 사진과 조각상이 전시되어 있었고, 팬들이 함께 사진을 찍으며 축구의 열기를 즐기고 있었다.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있어서 놀랐다.
투어의 시작: 레알 마드리드의 역사 속으로
필자는 경기장 내부를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투어" 티켓을 미리 예약했다. 투어는 단순히 경기장만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의 역사를 배우고, 선수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공간들을 탐험하며 팬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다.
투어는 경기장 최상단의 스탠드에서 시작되었다. 이곳에서 바라본 경기장의 전경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장엄했다. 잔디의 푸른 색감과 좌석의 배열, 경기장의 대칭적인 구조가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었고, 마치 내가 경기 중계 카메라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박물관: 왕조의 발자취
투어 코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바로 경기장 내부에 위치한 레알 마드리드 박물관이었다. 이곳에서는 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많은 트로피들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14번이나 우승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이 상징적인 트로피들이 모두 전시되어 있었다. 챔피언스리그 트로피 앞에서 팬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연신 사진을 찍었고, 아들 또한 그 압도적인 장면에 감탄하며 오랜 시간 서 있었다.
그 외에도 과거 전설적인 선수들의 유니폼, 축구화, 그리고 당시의 사진과 영상이 전시되어 있었다.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라울 등 레알 마드리드의 황금기를 이끈 선수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팀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볼 수 있었다.
또한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와 영상도 준비되어 있어, 팬들이 단순히 구경하는 것을 넘어 레알 마드리드의 역사를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필자는 챔피언스리그 우승 순간을 담은 영상을 보며 마치 그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한 감정을 느꼈다.
선수들의 공간 탐험
박물관을 지나 다음으로 향한 곳은 바로 선수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공간들이었다. 이 구간은 경기장 투어의 하이라이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우선 방문한 곳은 선수들이 실제로 경기를 준비하는 락커룸이었다. 라커룸 안에는 선수들의 유니폼과 개인 물품이 전시되어 있었고, 이곳에 들어섰을 때 마치 내가 레알 마드리드의 일원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다음으로는 터널을 따라 경기장으로 나가는 길이었다. 이 터널은 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 관중들의 함성을 들으며 지나가는 바로 그 길이다.
경기장으로 나왔을 때, 필자는 벤치에 잠시 앉아보았다. 감독과 선수들이 경기 중 실제로 앉는 바로 그 자리였다. 잔디를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이 순간은 정말 특별했다.
기념품 가게에서의 쇼핑
투어를 마친 후,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기념품 숍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유니폼, 머플러, 모자, 키링 등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팬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었다. 필자의 아들은 이번 방문의 추억을 기념하기 위해 레알 마드리드의 공식 유니폼을 구매했다. 비니시우스의 팬인 아들은 20유로를 더 내고 등판에 비니시우스 이름을 새겼다.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그 유니폼을 끔찍히 아끼며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의 하루를 마치며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은 단순히 축구를 하는 공간이 아니라, 축구라는 스포츠가 가진 열정과 역사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였다. 필자는 이곳에서 단순한 팬을 넘어 레알 마드리드라는 팀의 역사와 영광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방문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경기가 없는 날에도 이렇게 감동을 느꼈으니, 언젠가 이곳에서 실제 경기를 관람한다면 얼마나 더 큰 감동을 받을 수 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마드리드를 방문한다면, 그리고 축구를 좋아한다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반드시 들러야 할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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